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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공공 나무집
'서비스 관점'에서 공공성 개념 구성 본문
"공공성"이라는 특성에 수많은 학문적, 실무적 관점들이 뒤섞여있기 때문에 이걸 풀어내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어제 교수님과 2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특성에 대해 논의했다. 내가 허겁지겁 불러모은 관점들이 이론적 배경에서, 데이터 분석결과에서 무차별적으로 쏟아졌다. 관점들의 차이를 지각하고, 그것들을 나름대로 분류해서 우선 모으는 데에 집중하느라, 내가 주장하고 싶은 공공성의 특성들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에 완전히 실패했다. 이제는 기존의 관점들을 연결해가면서 내가 주장하고 싶은 관점의 윤곽을 보다 분명하게 드러내야 할 때인 것 같다. 다시 보다보니, 억지로 붙여넣느라 논리적으로 설득이 하나도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이상하게 다른 글들을 쓸 때는 그런 게 보이는데, 이 글은 잘 안 보인다. 아마도, 내 머릿 속에 나만의 관점이 명확히 없기 때문인 것 같다.
#1 '행위주체' 문제를 해결하기
한 쪽 관점에서는, 아예 국가 또는 정부를 행위주체로 상정하고 있어서 시민과 같은 다른 행위주체의 개입이 또 다른 과제로 등장한다. 다른 관점에서는, 행위주체를 모호하게 바라보면서 공과 사는 나뉠 수 없는 것이며, 우리 모두가 행위주체라는 식이다. 나 또한 도서관이 가지는 "공공장소"인 공간 특성 때문에 다양한 행위주체의 상호작용(관계) 측면만을 강조했을 뿐, 행위주체를 무엇으로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계속 피해가고 있었다. 교수님과 이야기 중에, 내가 정부의 "대리인"으로 행위를 하는 시민사회/NGO 등을 "시민"으로 동일시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민사회/NGO가 하는 모든 활동이 "공공성" 그 자체라고 볼 수는 없다. "대리인"이 "시민"의 모습을 하고서, "공공성"을 앞세워서 예산 확충, 평가기준 완화, 지원 확대 등을 요구할 때, 다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과연, 그 서비스가 시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지 말이다. 나는 행위주체의 부분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모호하게만 계속 바라봤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2 '조직'과 '서비스' 관점을 분리하기
공공성은 실제로 도서관 현장에 구현되어야 하므로 특성으로만 남아있어선 안 되고, 그 실체를 낱낱이 보여줘야 한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내 데이터에서 공공성을 구현하기 위해 요구되는 모든 하위 특성(투명성, 개방성 등등)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당연히 도서관은 "공공조직"이므로, 조직에서 활동하는 내부구성원, 자원활동가, 고객 등의 다양한 행위자의 개입과 동기부여가 매우 중요하다. 조직 운영의 명확한 목표 설정(합목적성)과 자원의 효율적 획득과 운용 등도 요구된다. 이는 평가와 매우 관련이 높아서, 성과주의/효율성을 앞세우는 신자유주의적 평가체계 내에서는 활동 수행이 쉽지 않다. 그래서 사례 중심의 질적 효과 공유 체계가 요구된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다보니 내가 계속 한 특성 내에서 '조직' 관점과 '서비스' 관점을 섞어서 설명을 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공공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조직 관점과 서비스 관점 모두 다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나는 연구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교수님은 조직 관점에서 분석된 내용들, 즉 공적리더십, 스페셜리스트/제너럴리스트, 동기부여/피드백, 조직 성과평가(performance) 등은 제외하길 권하셨다. 확실히 행정학 관점에서 이루어진 공공성에 대한 논의들은 이러한 조직 관점에 방점이 찍혀있다. 공공성을 구현하기 위해 어떻게 (행정)조직을 운영해야 하며, 성과(outcome)는 어떻게 측정해야할지에 대해 연구한다. 점차 '거버넌스'의 관점에서, 외부 시민의 개입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조직'의 관점이 중심이다. 나는 "시민"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어떠한 공공성의 특성이 있어야 하는지, 서비스 관점에서 공공성을 논의하는 데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명확한 논의가 가능할 것 같다.
#3 서비스 관점에서 필수적인 요소를 선별하기
서비스 관점 내에서도 반드시 있어야 할 특성을 선별해야 할 것 같다. 공공성 구현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를 선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민들에게 '공적 신뢰'를 얻기 위해 필요한 특성으로, '브랜딩'과 '설명책임성'을 같이 묶어서 제시했다. 교수님은 설명책임성은 공적 자원을 사용하므로 반드시 필요한 특성이지만, 브랜딩(마케팅)은 하면 좋은 것 정도의 특성으로 보인다고 하셨다. 서비스 관점 내에서도 결이 조금씩 달랐다. 다양한 기법으로 공공성 구현 정도를 높이는 특성은 '마케팅적인 요소'로 보이므로 제외하고,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적인 요소로 재구성해야할 것 같다.
어제는 지치고 힘든 마음에,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맥주를 사왔다. 한없이 땅 속으로 꺼지는 느낌이었다. 계속 자괴감만 들었다. 늦게 잠이 겨우 들었는데, 아침에 눈을 뜨고 다시 찬찬히 코멘트 내용과 내가 쓴 글을 읽다보니 전에 안 보이던 것들이 보였다. 다시 보니 정말 엉망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써서 교수님께 봐달라고 했지 싶었다. 구성도 개판이고, 설명도 하나도 설득력이 없었다. 내가 노력을 많이 안 한 게 티가 났다. 힘드니까 어물쩡 넘어가려고 했나보다. 몸을 사렸던 것 같다. 이제부터는 정말, 내 뼈를 조금씩 갈아가면서 완성해나가야겠다. 진짜 잘 쓰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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