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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공공 나무집
공공성과 전문성 간의 관계, 도서관과 사서 본문
공공성은 도서관이 갖고 있는 태생적 특성이자, 존립의 근간이다. 즉, 도서관은 공공성을 위해 태어났고, 존재한다. 그래서 공공성을 연구하는 것은 도서관이 지향하는 가치체계를 찾고 확인하는 여정이다. 그러한 지난한 논의 과정이 쌓이고 쌓이면서 도서관과 사서의 역할이 윤곽을 조금씩 드러나고, 그 위에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있다.
우리나라 도서관은 미국과는 태생이 다르기 때문에 공공성이라는 가치체계가 더 뚜렷히 드러나지 않는 걸까? 국가라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힘과 각 지역의 '보여주기식' 성과 중심의 행정이 도서관을 공공성이라는 가치가 아닌, 하나의 상징적인 '건물'로 만들어버린 것일까? 그래서 그 건물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가치체계에 놓이게 하기 보다는, 시스템화된 행정업무를 기계처럼 반복적으로 하게끔 만드는 건가? 그러한 시스템적 업무를 거부하고, 도서관을 도서관'답게' 만들고 싶어서 사서가 된 사람들은 개인적인 노력으로 가치체계에 들어가고자 하지만, 이내 지쳐 떠나버리거나, 그러한 개인적 노력들을 허무하게 느끼게 만드는 건가? 이렇게 꼬리를 물고 묻게하는 공공성은 가장 본질적이며 근간이 되는 가치체계를 건드리는 연구 주제이다.
지금 수행하고 있는 '공공성' 탐색 연구는 도서관과 사서와 연관짓지 않고, 사람들의 인식 속에 '공공성'이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 공공성의 측면들을 보고자 한 것이다. 공공성의 측면들은 보편성, 사례특수성, 리터러시, 브랜딩, 접근성, 사회성 등 다양한 부분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인터뷰 2건은 녹취록을 못 쓰고 있어서 마음 속 큰 돌덩이처럼 남아있지만, 계속 해서 들어오는 여러 자극들 덕분에 눈을 뜨고 있는 시간에는 매순간 연구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나와 만난 사람들은 공공성의 측면들을 이야기함으로써 공공성을 구성하는 여러 특성을 가진 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이를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이러한 측면들은 개인적인 차원, 조직적인 차원, 전인류적(전지구적)인 차원으로 나눠볼 수 있다. 이러한 차원의 공공성의 측면들을 인식하게 된 요인을 생각해볼 때, '조직 환경 맥락'의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즉, 조직 환경의 맥락에 놓여있는 사람과 조직 보다는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이 외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정도가 다르고, 이는 공공성의 측면과 그 정도를 다르게 인식하도록 하였다. 조직적 맥락에 있는 사람 보다는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이 더욱 자율적이고, 브랜딩이 잘 된, 함께 하는 사회성이 높은 등등의 공공성이 높은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조직적 맥락은 외부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사서의 역량이 발휘되지 못하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공공성 구현 활동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실증적 연구로 연결하면, 사서의 자기 역량 인식, 조직 환경 맥락, 공공성 측면 인식으로 나누어서 그 관계를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자기 역량 인식은 사서의 필요 역량, 즉 전문직성이 될 수 있을 것 같고, 개인적인 차원에 놓여있다. 조직 환경 맥락은 사서의 역량이 발휘되도록 하는 환경 조건을 보는 것으로, 조직적인 차원에 놓여있다. 그리고 공공성 측면 인식은 조직이 공공성의 측면을 갖고 있는지를 보는 것으로 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조직 환경 맥락이 일종의 매개효과가 되어, "사서 개인이 가진 역량이 조직 환경 맥락에서 충분히 발휘되어야 공공성 측면을 지닌 활동을 더 잘 인식하도록 할 수 있다"는 가설을 검증할 수 있지 않을까? 조직 환경 맥락이 약한 프리랜서와도 같은 환경에서 사서의 역량이 훨씬 더 잘 발휘될 수 있을 것 같다.
공공성을 도서관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개념(도구)으로 사용하다 보면, 도서관에서 일하는(활동하는) 사서의 역할도 함께 말할 수밖에 없다. 사서의 역할은 곧 전문성이고, 교수님이 말씀해주신 고유한 전문영역, 관할영역(Abbott, 1988)의 전문직, 프로페셔널리즘, 직업환경에 관한 이야기로 연결된다. 즉, 공공성과 전문성은 연결되어 같이 갈 수밖에 없다. 그 유명한 말, "위대한 사서 없이 존재하는 위대한 도서관은 없다"처럼 사서는 도서관을 구성하고 있는 실체이자 동력이다. 따라서 공공성과 전문성을 매개하는 직업환경, 즉 조직 환경 맥락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얼마 전 교수님은 자료와 이용자, 시스템과 서비스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과 같이 환경 변화가 빠른 시대에는 바야흐로 '균형'이 중요한 것 같다.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생존과 재미, 노동과 여가, 일과 행복(소확행)이 공존하고 있고, 어느 한 쪽으로 쏠리지 않게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자 애쓰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생존과 노동과 일에 집중되어 있는 사람들의 삶을, 다른 한 편에 있는 재미와 여가와 행복으로 이끌어냄으로써 더욱 사회가 풍요롭게 살기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한 쪽에 쏠리지 않는 균형된 삶을 살아가고, 이를 누구 하나 배제되지 않고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사회공공서비스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역할을 도서관이 가장 잘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다방면의 역량을 갖춰야 하고, 그러한 능력을 충분히 돈을 버는 데에 쓸 수 있음에도, '사서'라는 직업을 기꺼이 선택한 사람들을 나는 마음 깊이 존경한다. 그러한 위대한 사람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위대한 도서관을 만들어나감으로써 도서관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널리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리가 바라는 '공공성이 높은 사회'의 근간은 도서관이다.
지난 번에 교수님이 "공공성을 도서관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네 몫"이라고 하셨는데, 그러려면 공공성을 사서, 즉 전문성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도서관과 사서, 공공성과 전문성을 얼마나 논리타당하게 연결하고 그 관계를 규명하는지가 관건이 아닐까 싶다. 아, 공부할 건 많은데 참 시간은 속절없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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